【리더의 조건】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의 최초 청취자는 나의 귀다.>
다음은 프랑스의 한 카페에 있는 메뉴판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커피” → 7유로
⦁“커피 주세요.” → 4.25유로
⦁“안녕하세요, 커피 한 잔 주세요.” → 1.40유로
기발한 가격표 아닌가?
고객이 커피를 주문할 때, 구사하는 말의 품격에 따라 음료의 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말은 마음의 소리다. 수준과 등급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의 구조가 흥미롭다. ‘입구(口)’가 세 개 모여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의 최초 청취자는 나의 귀다."
<말의 무서움>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그리고 끝내 만 사람에게 입으로 옮겨진다. ’ 무사(武士)는 칼에 죽고 궁수(弓手)는 활에 죽듯이, 혀는 말에 베인다. 김수민은『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는 책에서 ‘말이라는 화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누군가를 험담하지 마세요. 지구는 둥글어서 돌고 돌아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험담은 세 사람을 죽입니다. 험담하는 사람, 험담을 듣는 사람, 그리고 험담의 대상이 되는 사람.”
<리더는 등으로 말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이 살아온 날들은 보면, 그 사람이 살아갈 날들이 보인다. 중요한 것은 행동과 실천이다. 말로만 해서는 진정성을 얻을 수 없다. 결코, 굴하지 않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행동이 필요하다. 누군가 끌고 있는 수레에 올라타서 가는 방향을 지시하는 사람이 보스(Boss)라면, 맨 앞에서 수레를 끌고 가면서 방향을 알려주는 사람이 리더(Leader)다. 또한, 진정성을 말할 때 놓쳐서는 안 될 게 하나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사촌 남 말하듯 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희생’이 전제되어야 한다.
<말과 행동에 관한 교훈>
다음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최종훈 교수가 말하는 ‘인생교훈’이다.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마라.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 마라.
줄까 말까 할 때는 줘라.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 마라.
<다 보여주지 마라>
당신의 아픈 손가락을 먼저 드러내지 마라. 당신이 아픈 손가락을 먼저 드러내는 순간, 모두가 그곳을 찌를 것이다. 따라서 신중한 사람은 결코 자신의 상처를 쉽게 드러내지 않으며, 개인적인 불행 또한 여기저기 발설하지 않는다. 그러니 아픈 것도 기쁜 것도 쉽게 드러내지 마라. 사람들은 종종 자기들이 얻을 수 없는 것을 나쁘게 말한다. 셰익스피어『리어왕』중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빌려주지 말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마라.”
<화향백리 인향만리>
꽃은 향기로 말한다. 꽃은 진한 향기를 내 뿜으며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향기의 매력은 퍼짐에 있듯이 향기로운 꽃 내음은 바람을 타고 백 리까지 퍼져나간다. 그래서 ‘화향백리(花香百里)’라 한다.
하지만 꽃향기가 아무리 진하다고 한들 그윽한 사람 향기에 비할 순 없다. 깊이 있는 사람은 그 깊이만큼이나 묵직한 향기를 남긴다. 그 향기는 가까이 있을 때는 모른다. 향기의 주인이 곁에 떠날 즈음 비로소 그 사람만의 향기, 인향을 느끼게 된다. 사람의 향기는 그리움과 같아서 만 리를 가고도 남는다. 그래서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한다. "욕정에 취하면 육체가 즐겁고 사랑에 취하면 마음이 즐거우며 사람에 취하면 영혼이 즐겁다."
<리더의 자리>
리더는 무리 안에서 가장 외로운 자리다. 천하 사람들이 근심하기에 앞서 근심하고, 천하 사람들이 즐긴 후에 즐긴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자신이 용이라고 생각하는 미꾸라지나 자신을 호랑이라고 생각하는 고양이다. "광대가 궁전 안으로 들어오면 광대가 왕이 되지 않는다. 대신 궁전이 서커스가 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노인과 바다』 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나온다.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리더의 경계심>
정당하지 못한 뒷거래나 아부, 아첨 등을 일컫는 말 ‘사바사바’라는 말 중 ‘사바(さば)’는 일본어로 고등어를 의미한다. 과거 일본에서 고등어는 귀한 생선이었다. 한 일본인이 나무통에 고등어 두 마리를 담아 관청에 일을 부탁하러 갔다. 다른 한 사람이 뭐냐고 묻자 “사바를 갖고 관청에 간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와전되어 지금의 사바사바로 굳어졌다고 한다. 리더라면 이 ‘사바사바’를 경계해야 한다.
화려한 권세에 다가가지 않는 이는 청렴한 인물이다. 그러나 이에 다가가도 물들지 않는 인물이야말로 더 청렴하다고 할 수 있다. 교묘한 술수를 모르는 이는 고상한 인물이다. 그러나 이를 알면서도 쓰지 않는 인물이야말로 더 고상하다고 할 수 있다.
“괴물과 싸우는 자는 그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심연을 너무 오래 들여다볼 때, 심연 또한 너를 들여다보게 된다.”
- 프리드리히 니체 ‘선과 악을 넘어서’ 중
<물에게서 배워라>
큰 강이나 바다가 ‘하천의 왕’인 이유는 낮은 곳에 있으며 모든 물줄기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명한 지도자는 사람들을 이끌 때 겸허한 태도로 자신을 낮춘다. 사람들은 지도하려 할 때도 스스로 뒤로 물러나 절대 지도자 행세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위에 앉아 있어도 사람들은 무거운 줄 모르고, 앞에 서 있어도 방해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은 가장 낮은 종착지에 바다라는 안식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해난수(觀海難水)>
"바다를 본 사람은 물을 말하기 어려워한다." 큰 것을 깨달은 사람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함부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법이다.
- 글: 경호무술창시자 이재영